내 모델Y는 왜 FSD가 안 될까? 하드웨어가 아니라 '공장'이 막고 있었다 — 국감에서 드러난 테슬라 FSD 제한의 진짜 이유
"옆집 모델S는 혼자 교차로를 도는데, 왜 내 모델Y는 안 되죠?"
테슬라 FSD(Supervised)가 국내에 풀린 지 곧 1년입니다. 그런데 도로 위 테슬라 10대 중 8대는 여전히 FSD를 켤 수 없습니다. 같은 AI4(HW4) 컴퓨터, 같은 카메라를 달고 있는데도요.
2026년 10월 8일 국정감사에서 이 이유가 꽤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막고 있는 건 하드웨어가 아니라 '차를 만든 공장'이고, 그 문을 열 열쇠는 아직 누구도 돌리지 않았습니다.
⚡ 3줄 요약
- 미국산 테슬라는 한미 FTA 덕분에 미국 안전기준만 맞추면 국내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 → FSD 사용 가능
- 중국산(상하이) 모델3·모델Y는 한국 기준을 직접 통과해야 하는데, FSD 같은 도심 주행보조를 평가할 국내 기준 자체가 없음 → 사용 불가
- 테슬라코리아는 국감에서 "정부에 검증을 요청한 적 없다, 제도가 생기면 협조하겠다"고 답함 → 당분간 해제 일정 없음
1. 숫자로 보면: 23.9만 대 중 18.5만 대가 '잠금'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테슬라코리아가 제출한 2026년 9월 자료 기준입니다.
| 구분 | 대수 | 비율 |
|---|---|---|
| 국내 등록 테슬라 전체 | 238,968대 | 100% |
| FSD 사용 가능 | 53,477대 | 22.4% |
| FSD 사용 불가 | 185,491대 | 77.6% |
| └ 그중 중국산 모델3·모델Y | 183,407대 | - |
| 모델Y 중 사용 불가 | 152,409대 / 170,178대 | 약 89.6% |
막힌 차의 거의 전부가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온 모델3·모델Y입니다. 문제는 테슬라 판매의 중심이 바로 이 차들이라는 점입니다. 올해 1~9월 테슬라 신규 등록은 89,148대(전년 대비 +104.4%)로 수입차 1위권인데, 성장을 이끈 건 대부분 중국산 모델Y입니다.
참고로 국감장에서 테슬라코리아 대표는 FSD 가능 차량을 "약 4만 5천 대"라고 말해 제출 자료(53,477대)와 숫자가 엇갈렸습니다. 집계 기준은 아직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2. 왜 '공장'이 갈림길이 됐나: 한미 FTA의 자기인증 특례
핵심은 한미 FTA입니다. 미국에서 만든 차는 미국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FMVSS)을 충족하면 국내 안전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받는 특례가 있습니다(제작사별 연간 5만 대 한도). 그래서 프리몬트·오스틴에서 만든 모델S·모델X·사이버트럭, 그리고 미국산 모델3는 미국에서 쓰는 FSD를 그대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2025년 11월 말, FSD v14가 해외 최초로 한국의 AI4 탑재 모델S·X에 배포된 것도 이 경로였습니다.
반면 중국산 차량에는 이런 특례가 없습니다. 국내 자동차안전기준을 직접 맞춰야 하죠. 그런데 FSD처럼 운전자 감독하에 도심에서 차선 변경·교차로 회전까지 하는 주행보조를 평가할 기준이 국내에는 아직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기준이 없으니 '통과'도 '불합격'도 없는, 말 그대로 길이 끊긴 상태입니다.
국토교통위원회 장종태 의원실에 따르면 FSD가 서비스되는 16개 시장 중 생산지에 따라 사용 여부가 갈리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3. 그럼 누가 막고 있나? 국감에서 나온 세 가지 답
① 정부(국토교통부):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이 아직 없어 미국산 FSD를 막을 근거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동시에 도심 주행보조에 대한 국내 규칙은 아직 만들지 않았고, 국제 기준인 DCAS(UN R171 계열)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국토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에는 FSD에 대한 별도 안전 시험·평가 결과가 없습니다.
② 테슬라코리아: 서영득 대표는 국감에서 정부에 FSD 검증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정부가 검증 제도와 창구를 만들면 적극적으로 평가를 받겠다"고 했습니다. 신청 시점이나 중국산 확대 일정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테슬라는 국내 FSD 누적 주행거리가 1억 km를 넘었고 중대 사고는 없었다고 밝혔지만, 이는 회사 측 자료입니다.
③ 국제 기준: 유럽도 아직 진행형입니다. 네덜란드 등 8개국이 FSD(Supervised)를 승인했지만 EU 전체 승인 표결은 10월에서 12월로 밀렸고, 독일 교통부 장관이 EU 승인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정리하면 정부는 "기준이 없다", 테슬라는 "기준이 생기면 하겠다"며 서로 공을 넘기고 있는 구도입니다. 누가 먼저 움직이느냐가 해제 시점을 결정합니다.
4. '몰래 풀기'는 절대 하지 마세요
미국산과 중국산의 하드웨어 구조가 사실상 같다 보니, 외부 장치나 소프트웨어 변조로 FSD를 강제로 여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4월 말 기준 국회에 보고된 무단 해제 시도만 85건입니다.
- 자동차관리법은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무단 소프트웨어 변경을 금지하며, 최대 징역 2년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이 가능합니다.
- 국토부는 적발 사례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고, 테슬라도 차단 업데이트를 배포하고 있습니다.
- FSD 사용 중 사고 책임은 정상 사용이어도 운전자에게 있습니다. 인증받지 않은 상태라면 보험 처리에서도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5. 내 차는 어느 쪽? 30초 확인법
자동차등록증이나 차량 화면의 컨트롤 → 소프트웨어 메뉴에서 차대번호(VIN)를 확인하세요. 첫 글자가 생산 국가를 알려줍니다.
- 5 또는 7로 시작 → 미국 생산. AI4 탑재 차량이면 FSD 대상입니다.
- L로 시작 → 중국 생산. 현재 FSD 사용 불가, 인증 대기 상태입니다.
지금 모델Y·모델3 구매를 고민 중이고 FSD가 중요한 이유라면, 계약 전에 생산지(미국산 여부)를 꼭 확인하세요. '언젠가 풀리겠지'를 전제로 FSD 옵션 가치까지 계산하는 건 아직 이릅니다.
마무리: 풀리려면 세 단계가 필요하다
중국산 테슬라에 FSD가 열리려면 ① 국토부의 검증 제도 마련 → ② 테슬라의 정식 검증 신청 → ③ 안전성 평가 통과가 순서대로 일어나야 합니다. 현재는 ①조차 시작 전입니다. 국감을 계기로 국회가 국토부에 검증과 특례 검토를 주문한 만큼, 앞으로 볼 신호는 국토부의 DCAS 기준 발표와 12월 EU 표결 결과 두 가지입니다. 변화가 생기면 이 글도 업데이트하겠습니다.
※ 2026년 10월 13일 기준 국정감사 발언과 언론 보도(코리아타임스, 유카포스트, 서울경제, 코리아헤럴드 등)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수치는 제출 기관·집계 시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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